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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와 아게로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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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우승권 레이스의 한치 앞 향방을 예측하기 힘들 만큼 치열하다. 그중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의 맞대결은 아직 14라운드에 불과하지만 우승 경쟁에 있어 더없이 중요한 빅매치로 꼽혔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부임 이후 한층 더 강해졌다는 평을 받는 맨체스터 시티와 콩테 감독의 스리백을 앞세워 7연승을 기록하던 첼시의 맞대결은 많은 기대를 모았다. 기대만큼이나 치열한 승부였고 경기는 첼시의 3대1 승리로 끝이 났다. 맨시티는 케이힐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전, 내리 3실점을 헌납하며 선두 자리를 뺏어오는데 실패했다. 다비드 루이스의 견고함, 아자르의 폭발력, 불안했던 맨시티 수비진 등 많은 요인들이 승부에 영향을 끼쳤지만 이 경기의 승부를 결정한 가장 큰 요인은 양 팀의 센터포워드, 코스타와 아게로의 차이였다. 코스타와 아게로는 리그에서 각각 11골, 10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어떠한 역량이 이 경기의 승부를 갈랐는지를 파헤쳐 보자.


#1. 피니시 능력


맨시티는 첼시보다 많은 슈팅 숫자를 기록했지만(맨시티 15개, 첼시 10개) 결과적으로 첼시는 3골을 넣었고 맨시티는 단 한 골에 그쳤다. 골로 승부가 결정 나는 축구에서 슈팅 숫자, 점유율 등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득점이다. 양 팀의 득점에 가장 큰 역할과 책임이 있는 것은 당연히 센터포워드인 코스타와 아게로이다. 이번 경기에서 코스타는 2개의 슈팅 중 한 개의 골을 성공시킨 반면 아게로는 6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코스타는 단 한 번의 길게 넘어오는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가슴 트래핑 이후, 오타멘디의 수비를 뿌리치며 득점에 성공했다.


 오히려 더 좋은 기회를 많이 가졌던 아게로는 부정확한 슈팅을 이어가거나 혹은 쿠르투와의 선방에 번번이 막히는 모습이었다. 물론 양 팀 골키퍼의 선방 능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두 선수의 슈팅의 질은 매우 달랐다. 코스타는 낮고 빠른 슈팅으로 브라보 골키퍼를 무력화시킨 반면 아게로의 슈팅은 중앙으로 향해 쿠르투아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거나 수비수들에게 차단당했다.



#2. 조력자 역할


높은 수준의 축구를 구사하는 팀일수록 공격수에게 요구되는 임무는 다양하다. 맨시티와 첼시의 2선 자원을 생각해본다면 두 팀의 원톱 공격수가 득점하지 못한다고 해도 승점 3점을 챙길 여지는 많다. 코스타는 아자르, 윌리안, 페드로와 같은 위협적인 측면 공격수들과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궂은일을 도맡으며 공격의 윤활제 같은 역할을 잘 수행했다. 윌리안의 역전골 장면에서도 코스타의 공간 패스가 주요했다.


이에 반해 아게로는 공의 종착지가 되는 역할에만 집중했다. 코스타는 이 경기에서 2개의 키패스를 기록했지만 아게로는 단 한 개의 키패스도 기록하지 못하였다. 각각의 소속 팀이 9개, 12개의 키패스를 기록한 것을 고려한다면 이는 아주 실망스러운 수치다. 맨시티의 가장 좋은 공격 장면인 56분 상황(아래 첫 번째 영상 참조)에서 아게로는 루이스를 달고 내려오며 첼시 수비의 허점을 만들어냈다. 크로스로 상대를 공략했었던 맨시티에게 필요한 아게로의 움직임은 이와 같은 움직임이 아니었을까.



#3.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움직임


코스타와 아게로는 오프 더 볼 능력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코스타는 센터포워드의 위치에 고정되어있지 않고 아자르와 페드로에게 공간을 내주기 위해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움직였다. 코스타가 측면의 빈 공간으로 움직이며 수비들을 끌고 가면 자연스레 첼시의 다른 선수들은 공간을 확보했다. 카운터 어택을 주요 공격 패턴으로 경기에 임한 첼시의 공격 특성상 코스타가 아자르, 페드로와 유기적인 스위칭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역습 상황에서 폭넓게 움직이며 상대 수비 정렬을 무너뜨리는 코스타의 활약은 이 경기에서도 주효했다. 이에 반해 아게로는 상대 수비를 끌고 가는 플레이보다는 자신이 득점을 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그렇기 때문에 동료에게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는 데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 했다. 물론 두 팀의 전술적 차이와 각 팀에서 두 선수가 부여받은 임무가 다르기에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지만 코스타의 이러한 역할이 이번 경기의 승부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코스타가 아게로보다 좋은 공격수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적어도 이번 경기에서만큼은 아게로가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의 클래스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코스타는 느슨했던 수비진을 유린했지만 아게로는 많은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 했다. 높은 수준의 경기일수록 순간의 판단, 순간의 집중력이 승부를 가른다. 비신사적인 행위로 인한 징계가 끝난 이후 더 위협적인 아게로의 플레이를 기대한다.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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