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밀란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밀란의 소유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마침내 구단의 지분을 중국 컨소시엄에 매각함으로서 밀란의 새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1980년대 암흑기를 걷던 밀란을 인수, 다시금 영광의 시대를 연 베를루스코니지만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투자와 방만한 구단경영에 밀란은 2000년 초반의 위세를 잃고 그저 그런 클럽으로 전락했다.
중국 컨소시엄이 인수를 결정하며 밀란에 막대한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와 달리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소규모의 투자만 진행되고, 본격적인 자금의 투입은 내년 겨울 이적시장부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새롭게 팀을 맡은 빈첸조 몬텔라 감독에게는 크게 아쉬운 상황이다. 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영입하지 못한 채 여름이 지나가게 됐기 때문이다. 밀란은 이번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지안루카 라파둘라(공격수), 구스타보 고메스(미드필더), 호세 소사(미드필더), 마리오 파살리치(미드필더, 첼시에서 임대)를 영입하는데 그쳤다.
SWOT 분석을 통해 밀란의 2016/17 시즌을 미리 짚어보고자 한다.
S(Strength, 강점) - 바카의 잔류와 수비의 핵 로마뇰리
여름이 되자마자 웨스트햄과 강하게 연결되었던 카를로스 바카가 결국 잔류하게 되었다. 이것은 밀란에게 큰 이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결국 꽤 늦은 시점에야 결판이 났고, 밀란은 바카만한 공격수를 영입할 시간과 돈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18골을 집어넣으며 밀란의 최다 득점자였던 바카는 이번시즌도 2경기 3골로 순항하고 있다.
로마로부터 데려온 로마뇰리는 어린 나이임에도 밀란 수비의 중요한 핵심이 되었다. 이번 시즌 밀란의 중앙수비는 로마뇰리를 중심으로 고메즈, 팔레타, 엘리가 번갈아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험은 아직 부족하지만 충분한 재능이 있는 로마뇰리가 이번 시즌 한층 더 성장하고 파트너들이 힘을 내준다면 밀란이 상위권으로 도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W(Weakness, 약점) - 부실한 미들진, 혼다의 부활은 언제쯤?
세리에A 2경기를 치룬 밀란은 2경기 모두 동일한 미드필더진을 기용했다. 킥능력이 뛰어나고 창조적인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보나벤투라와 몬톨리보, 활동량이 많고 수비능력이 뛰어난 쿠츠카로 구성된 밀란의 3미들은 나름 탄탄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당장 이들이 빠졌을 때 대체할 선수들의 퀄리티가 크게 떨어진다. 안드레아 폴리와 베르톨라치, 이번에 임대로 데려온 파살리치가 대기 중에 있다. 혼다 케이스케 또한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이 가능하지만, 폼이 썩 좋지 못하다.
결국 우려하던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세리에A 2라운드 나폴리와의 경기에서 쿠츠카가 퇴장당했다. 당장 메꿀 자원이 마땅치 않은 밀란은 이번 시즌 주전 미들진이 부상 없이 온전히 한 시즌을 소화하길 기대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될 겨울 이적시장에서 뛰어난 미드필더 한 명을 데려올 수 있기를 바래야 한다.
O(Opportunity, 기회) - 니앙의 성장과 대규모 중국 자본의 유입
밀란이 몇 년전부터 야심차게 키우던 음바예 니앙이 이번 시즌 한층 더 성장했다. 지난 나폴리전에서 어려운 자세에서 골을 만들어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경기 막판 어리석은 반칙으로 퇴장당하며 극과 극의 보여준 것은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니앙의 성장세가 뚜렸한 것은 밀란에게 있어 분명한 호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메네즈가 이적하며 니앙이 주전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니앙의 활약도는 밀란의 성적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것이다.
겨울부터 몰아칠 중국 자본은 밀란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엄청난 부채에 허덕이며 팀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았지만 이제 새로운 자본의 힘에 힘입어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선수들도 영입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겨울 이적시장은 좋은 선수들을 데려오기에 적합한 때는 아니지만 압도적인 자금으로 승부를 건다면 충분히 대어를 낚을 수도 있다.
T(Threat, 위협) - 잦은 감독교체와 구단 운영진의 교체
지난 시즌,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팀을 잘 꾸려간 미하일로비치가 시즌 말미에 갑작스레 경질되었다. 물론 성적이 썩 좋지 않은 탓이긴 했지만, 이러한 구단의 방침은 섣부른 감이 있다. 밀란은 이전에도 팀의 레전드들을 감독 자리에 잠깐 앉혔다가 성적이 안나오면 바로 자르곤 했다. 클라렌세 셰도르프, 필리포 인자기가 그 희생양이었다. 팀에 온전히 감독 자신의 색채를 입히고 성적이 나오기 위해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당장 눈 앞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고 경질해버리면 어떠한 감독이 오더라도 2년을 채 못채우고 팀을 떠나게 될 수 밖에 없다.
베를루스코니와 함께 갈리아니 부구단주는 오랜 시간 밀란의 보드진으로 있으며 밀란을 운영해왔다. 밀란이 비상하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밀란의 추락에도 한 몫을 하며 많은 밀란팬들의 원성을 샀다. 베를루스코니가 나감과 동시에 갈리아니 또한 팀 운영에서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중국 컨소시엄은 밀란의 새로운 CEO로 마르코 파쏘네를 데려왔다. 새 부대에 새 물을 담아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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